암 진단에서 병리 조직검사는 조직의 세포 형태와 특성을 직접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조직을 채취한 뒤 슬라이드로 제작하면 병리 전문의가 현미경이나 디지털 병리 이미지를 통해 세포의 형태와 배열 등을 살펴보고 진단에 필요한 정보를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는 조직 처리와 슬라이드 제작, 판독, 필요한 추가 검사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AI 디지털 병리는 이러한 병리 업무를 보조하는 기술로,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에서 암이 의심되는 영역을 찾거나 특정 바이오마커의 발현 정도를 분석하고, 병리 이미지와 임상 정보를 함께 활용해 예후를 예측하는 연구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1. 디지털 병리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하기
유리 슬라이드에서 디지털 이미지로
기존 병리 진단은 조직 절편을 유리 슬라이드 위에 올리고 병리 전문의가 현미경으로 직접 보는 방식입니다. 디지털 병리는 이 유리 슬라이드를 고해상도 스캐너로 디지털화해 WSI(Whole Slide Image,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를 생성합니다. WSI는 수십억 픽셀에 달하는 초고해상도 이미지로, 원거리 판독·협진·AI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기존 현미경 판독의 한계
병리 전문의가 현미경을 보며 수백 개의 세포를 일일이 눈으로 확인해야 했고, 세포 상태가 좋지 않으면 빛이 흐릿해 판독이 어렵거나 피로도에 따른 오류 가능성도 존재했습니다. 또한 국내 병리 전문의 인력이 임상 수요에 비해 부족해 결과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구조적 문제도 있습니다.
AI 디지털 병리 시장의 성장
병리학 분야의 AI 시장 규모는 2025년 1억 6,641만 달러였으며, 2034년에는 11억 4,055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예측 기간(2026~2034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은 23.8%에 달합니다.

2. AI가 병리 슬라이드에서 하는 것들
암세포 검출·분류 — 민감도 96.3%, 특이도 93.3%
AI는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에서 세포의 형태와 배열, 핵의 특징 등을 분석해 병리 전문의가 확인해야 할 영역을 찾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일부 임상 연구에서는 AI 기반 병리 분석 도구의 암세포 검출 성능을 평가한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민감도와 특이도는 암종, 분석 대상, 데이터셋, 사용한 AI 모델과 연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정 연구에서 나온 수치를 모든 AI 병리 시스템의 성능으로 일반화해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FISH 검사 AI 자동판독 — 암 진단 25% 단축 (세계 최초)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병리과 김태정 교수팀이 개발한 'AI 기반 FISH 판독 향상 솔루션'은 병리 전문의가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품질 평가 과정을 AI가 보조해 암 진단 시간을 25% 단축하는 기술로, 세계 최초로 정부 주관 'AI 바우처 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습니다.
FISH 검사는 특정 유전자나 염색체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검사로, 암종과 검사 목적에 따라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검사에서는 형광 신호를 이용해 표적 유전자의 증폭이나 재배열 등 특정 이상을 확인합니다.
AI 기반 FISH 분석은 이러한 형광 신호를 판독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분석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폐암·유방암·뇌종양·림프종 등 여러 암종에서 관련 기술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Ki-67·ER/PR·HER2 자동 분석
일부 AI 기반 병리 분석 프로그램은 디지털 병리 이미지에서 Ki-67, ER/PR, HER2와 같은 바이오마커의 발현 정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병리 전문의의 판독을 보조합니다. 이러한 분석은 사람이 눈으로 판단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관찰 차이를 줄이고 판독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 등에서는 ER, PR, HER2, Ki-67과 같은 병리학적 지표가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최종적인 해석과 치료 결정은 환자의 검사 결과와 임상 정보를 종합해 의료진이 판단합니다.
멀티모달 AI — 병리 이미지와 보고서를 함께 분석해 예후 예측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영찬 교수 연구팀(펜실베이니아대 공동연구)은 병리 이미지와 보고서의 임상 정보를 통합한 멀티모달 인공지능 모델 'CALM'을 개발했습니다.
14개 암종의 국제 공개 데이터와 강동경희대병원 두경부암 환자 자료를 이용한 외부 검증에서도 모델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기존 이미지·텍스트 결합 방식보다 암 예후 예측 성능을 높였습니다.
3. 국내 AI 디지털 병리 현황
코디파이(CODiPAI) — 국내 최대 암 병리 AI 데이터 구축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를 중심으로 한 다기관 참여 디지털 병리 인공지능 의료기술 연구사업단 코디파이(CODiPAI, Collaborative Digital Pathology Artificial Intelligence)가 15개 병원, 9개 기업이 참여해 16만 건의 디지털 병리 데이터를 구축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의료기기 산업화 성과가 달성됐으며, 국내 최대 클라우드 병리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원격 병리 판독과 협진 확대
디지털 병리는 병리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공유해서 전국 전문가들과 협진할 수 있습니다. 전문 병리의가 부족한 지역 병원에서도 서울 대형 병원 전문의와 원격으로 협진이 가능해져 진단 품질의 지역 격차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4. AI 디지털 병리 솔루션 비교
| 구분 | 코디파이(CODiPAI) | PathAI | Paige | Philips |
|---|---|---|---|---|
| 특화 분야 | 국내 암종 데이터 | 신약 개발·임상시험 | 암 진단 보조 | 통합 병리 플랫폼 |
| 주요 기능 | 다기관 데이터 기반 AI | ML 기반 병리 분석 | FDA 승인 암 진단 | 워크플로우 자동화 |
| 국내 적용 | 15개 병원 참여 | 국내 도입 제한적 | 글로벌 | 일부 대형 병원 |
| 데이터 규모 | 16만 건 국내 데이터 | 글로벌 대규모 | 글로벌 | 글로벌 |

5. 환자 입장에서 알아야 할 것들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디지털 병리 시스템이 도입된 의료기관에서는 AI가 병리 이미지를 분석해 병리 전문의의 판독을 보조할 수 있습니다. 다만 AI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조직검사 결과가 자동으로 빨라지는 것은 아니며, 조직 처리와 염색, 추가 검사 여부, 의료기관의 판독 과정 등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방암이나 위암 등에서 활용되는 Ki-67, HER2 등의 바이오마커 역시 검사 목적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입장에서는 AI 도입 여부만으로 의료기관을 판단하기보다 담당 의료진에게 검사 종류와 결과 확인 일정,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AI는 병리 전문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하는 도구입니다. AI의 강점은 수억 픽셀을 일관된 기준으로 빠르게 분석하는 것이며, 최종 진단과 임상 판단은 병리 전문의가 담당합니다. AI와 전문의가 협력할 때 가장 높은 정확도가 나타나는 구조입니다.
현재 환자가 직접 AI 병리 분석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AI 병리 시스템은 병원 내부 워크플로우에 적용되는 의료진 도구입니다. 결과 일정이 걱정된다면 담당 병리과 또는 주치의에게 직접 문의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디지털화된 WSI를 통한 원격 판독은 유리 슬라이드 직접 판독과 비교해 임상적으로 동등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다만 이미지 해상도와 스캐너 품질, 디지털 파일 압축 방식에 따라 세부 편차가 있을 수 있어 의료기관별 시스템 수준이 중요합니다.
슬라이드 한 장이 치료의 방향을 결정한다
병리 진단은 암의 종류와 특성을 확인하고 이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AI 디지털 병리는 수십억 픽셀에 달할 수 있는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를 분석해 병리 전문의가 확인할 영역을 찾거나 세포와 바이오마커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병리 이미지와 임상 정보를 함께 분석해 암의 예후를 예측하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모든 AI 기술이 동일한 수준으로 실제 진료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 병리와 AI의 결합은 병리 판독을 보조하고 연구 및 진료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병리 결과를 기다리며 걱정해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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